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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교회에서


어제 교회2부예배에서 헌금할때.

마침 지갑이 텅텅비어 있더라구요.
언제나 들어있는만큼 다써버리는 성격에
항상 지갑을 빈채로 들고 다니긴 하지만
토요일날 , 헌금을 제대로 챙겨놓지 못했다는 자책에
죄송한 마음도들고, 당황한 마음도 들고...
간신히 은색 동전을 긁어모으니, 3백5십엔 이더라구요.


저의 와이프는 쓱-하니, 지폐를 꺼내는 소리가 들렸고
조금 창피한 마음도 들었지만,
하나씩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주보위에 올려놓고
(헌금동전을 늘어놓고)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더니
와이프 하는말,
[ 헌금, 손에 꼭들고 헌금해야지 그렇게 늘어놓으면 안되요.
헌금은 마음으로 해야지... ]


그소리에 후다닥, 동전들을 집어들고선
쨍그랑 거리며, 헌금주머니에 3백5십엔을 넣었습니다.
[ 천엔짜리 하나, 빌릴껄 ..]
[ 그렇다고 동전을 늘어놓는 나는, 무슨 배포야? ㅂㅂ같이.. ]

헌금 피아노음악이 흘러가는 잠시간의 시간에,
수년전 느꼈던
조그마한 교회당과 헌금의 기억이 거슬러 생각났더랬습니다.

언젠가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근처의 교회당에
혼자서 주일예배를 보기위해
성당이었지만, 들어가 보았습니다.
내부의 고색창연한 모습과, 동경교회 반만한 성당의 좌석들이 있었고
좌석의 규모와 비교되게 엄청크고 관록있어보이는 파이프오르간의 모습에 어느정도 압도.
수더분한 겉만보고 들어온 교회당이 대단한 역사를 가진곳이고, 오페라를 감상하는듯한 성가대의 그 찬양은
아직도 저의 마음을 적시는듯한 , 성가의 아리아라는 것이이런거구나, 하면서 참 좋은 느낌을 주는 성당이었습니다.


차례에 맞춰 헌금할려고 보니,
주보에 헌금시간이 적혀있지를 않길래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관광객도 군데군데 보이는듯하고, 남녀노소가 군데군데 앉아서 참, 평화롭게 예배를 드리는 모습속에
헌금통이 각 통로에 걸려있는게 보였습니다.
슥- 하니 몸을 움직여서 헌금통근처로 갔습니다.
헌금통은 입구가 넓어서, 다른사람들이 넣어놓은 헌금이 , 위에서 쳐다보면 그냥 보이는, 그런 형태였습니다.


얼마정도가 좋을까. 라는 자신없는 의구심도 가진 저의 모습이었지만
보통 사람들이 얼마정도를 헌금할까도 궁금해하면서
저의 손에 1파운드(당시 약 3백5십엔) 을 집어들고 있었습니다.
지폐로 5파운드 정도하는게 좋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전여행 비슷한 저의 주머니 사정에 져서,
마음을 비운 후이기도 하였기에
은색과 금색이 어울어진 유로 1파운드 동전을 집어든 상황이었습니다.


헌금을 넣는순간에 헌금통안을 쳐다보았습니다.
1파운드, 5파운드 지폐몇장, 그다음은 대부분 황동색의 실링 들이었습니다. 몇개의 1파운드 동전도 보이고.
아.. 그렇고나.
순간, 별다른 감흥은 없었지만
반갑게 예배후의 악수를 하시는 (주교같으신) 신부님,
배우같은 모습으로 밝게 인사를 해주시는 여성 인도자의
악수를 뒤로하면서

내가 왜이러지.. 언제쯤이면 마음으로
헌금을 준비하고
그분께 나의 온전한 마음을 드리지?
옆사람 눈치는 언제까지 볼꺼니.
마음으로 크게 기도하면, 30파운드나 100파운드도 드리고 싶지않니?

그날은
조그맣게 느껴지는 저의 모습을 끌고
그 웅장한 트라팔가광장을 거쳐 하이드 파크로, 생각에잠겨 걸어갔더랬습니다.
그날과 그다음날, 그다음날도 하루 2파운드하는
버스패스는 차마, 살수가 없어서 계속 걸어서만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음으로 준비하는 내가 되자. 라고 마음먹었던
그때의 내가 있었는데.
다시, 아내로부터 주의를 받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살아났습니다.
마음을 풍성하게해서 드려야 한다는 것을 잊고 지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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